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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받는 외간 남자의 선물 00019 아주아주 오래된 친구네 가족의 방문이 있던 날. 친구 남편의 한 손에는 아들 준우의 손이 다른 한 손에는 곰이 한마리 들려있었다. 이 무슨... 장난감 말이란 말인가. 준우가 타던 리락쿠마 스프링카라는 녀석이었는데 슬이 준다고 가져왔다고 했다. 저 녀석을 타기엔 슬이는 너무 어린 것 같은데... 과연 슬이는 저 녀석을 언제 타게 될 것인가? 라는 의문과 함께 준우가 아직은 저 곰을 더 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친구는 아들과 잘 이야기해서 들고 온 것이라고 했다. 막 잠이든 슬이 때문에 우리는 조용할 수 밖에 없었고 때마침 주문가 식사가 도착해서 조용한 오찬을 즐기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의 근황과 초보 육아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둘째 계획은 있느냐, 애기 .. 2022. 9. 7.
신생아 2차 부정맥 심장검사 0018 생후 2주일도 못되어 검진을 받고 3개월 뒤에 다시 보기로 했던 것이 금새 그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시간이 다시 오기까지 걱정은 하루하루 희석되어서 우리 아기가 아픈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항상 느끼는 부분이지만 인간은 참 간사하다. 병원을 가기 며칠전이 되어서야 다시금 걱정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많이 좋아졌겠지? 심장에 문제가 있으면 기운이 없고 잘 못 먹고 그런다고 하던데 우리 아기는 가끔 기운이 없어 보이긴 했지만 늘 잘 먹고 잘 싸고 잘 잤기 때문에 많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아기의 모습이 그렇기 때문에 걱정을 좀 덜 하지 않았나 싶다. 병원 검진을 앞두고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금식'이었다. 아주 신생아 때와는 다르게 금식한 상태로 초음파 검사를 해.. 2022. 7. 7.
분유포트 세척중엔 보온병을 이용해 주세요 0017 여름날 치곤 해가 슬쩍 가려져서 나들이겸 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을 다녀왔다. 집앞 공원에 나가보는 것이 전부였지만 뭔가 콧바람을 쐬는 것 같아서 환기가 됐다. 그렇게 별탈 없이 하루가 간다고 생각했다. 저녁 수유를 준비하며 아내는 내게 슬이 분유를 타달라고 했고 나는 늘 하던대로 분유포트에서 물을 받았다. 물의 온도는 40도씨를 넘어서 50도씨 정도였고 물이 뜨거우니 좀 식혔다가 분유를 타겠다고 했다. 여기까지 아무 문제 없었다. 늘 비슷하게 일어났던 일이니까. 40도씨 정도로 식힌 분유를 아내에게 건냈고 아내는 슬이에게 수유를 했다. 잠깐 먹던 슬이는 이내 분유를 뱉어내고 말았다. 우웩... 사실 이런 소리도 안났다. 아기들은 그냥 물 틀어놓은 것 처럼 토사물을 뱉어낸다. 그래도 무.. 2022. 6. 21.
부정맥이 있는 신생아, 즉시 병원 0016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기는 검사를 받았다. 거기에서 부정맥 소견이 있어서 검사를 받아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리원으로 이동해서도 조리원 회진 의사 역시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듣더니 부정맥이 크게 잡힌다고 했다. 소아 심장병원을 알려줄테니 최대한 빨리 예약을 잡으라고 했다. '최대한 빨리' 이 말이 사람을 의식이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압박해 왔다. 아내가 몇몇 병원을 비교해보고 한 대학병원 의사가 심장을 잘 본데서 거기로 예약을 했다. 최초 검사 시점은 생후 11일이 되는 날이었다. 너무나도 작은 아기를 안고 들고 장모님과 함께 4명이서 병원을 찾았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접수부터 초음파 검사, 심전도 검사를 해야했고 코로나 시국이라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는 아기가 그런 부분에서도 .. 2022. 6. 9.
2개월 아기 안아서 낮잠 재우는 아빠 0015 낮에는 아내가 치과를 다니거나 산후 마사지 등의 일정으로 외출을 했다. 그렇기에 아내가 돌아올 때까지는 온전히 딸과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이리 안아주고 저리 안아주고 딸랑이와 동요로 놀아주고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지치게 된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고 딸은 인생이 처음이다 보니 서로 서툴러 사이가 틀어지는 때가 종종 있었다(이건 그냥 나 혼자만의 생각일 뿐이다.). 육아에 대해 잘 모르니 딸에게 어떻게 대해주어도 울음바다가 된다던가. 그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걸 다 해보았는데도 짜증을 부린다던가. 그럴 때 마다 나는 나 자신과 딸에게 짜증의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아빠란 존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안아주고 먹여주고 진땀 나지만 달래주려고 애쓰는 게 전부였다. 딸 아이를 .. 2022. 5. 4.
머리에 나비가 앉아야 하는 이유 0014 아기를 만난 후 축하와 함께 간혹 들은 소리는 '남자아기' 같다는 말이었다. 여자아기였기에 아빠를 닮았다고 하는 말도 살짝 서운하긴했는데 아기에게 장군감이라는 둥, 남자아기 같다는 둥 하는 이야기는 좀 불편했다. 과민하게 받아드리는 것일 수도 있는데 내 아기(여자)다 보니까 예쁘다는 말이 더 듣고 싶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강요해서 내 새끼 예쁘다고 해줘요 할 수 없으니까. 하긴 나조차도 좀 남자애 같아 보일 때도 있었으니까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긴 했다. 객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구나 싶어서 그게 맞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속에서 뜨끈하게 올라오는 죄책감 같은 것이 있었다. 태어났을 때 머리숱이 풍부한 것과 이목구비 비율이 좋은 것을 빼면 붉은 피부의 녀석이 남자아기 같다고.. 2022. 4. 15.
아기가 손싸개를 벗으면 블루치즈가 만들어진다. 0013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 엄마(할머니)가 아기를 보러 왔을 때(코시국이라 늦게 만날 수 밖에 없었다.) 엄마는 이제 손싸개 를 벗어도 된다고 했다. 그동안은 손싸개를 계속 해줬다. 전에 얼굴을 한 번 긁었던 역사도 있었기 때문에 혹시 또 모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손을 빠는 게 정서적으로나 발달적으로나 좋다고 하니 손싸개를 벗기기로 했다. 손싸개를 하고 있을 때도 그랬지만 땀이 꽉 차도록 주먹을 꽉 쥐고 있기 때문에 저녁에 목욕 할 때 즈음이면 손에서 시큼시큼 하거나 퀴퀴하게 치즈 냄새가 났다. 나는 좀 무던해서였을까 아니면 애들이 다 그렇지 뭐 이렇게 생각해서였을까 크게 게의치 않았다. 하지만 가끔씩 보는 사람들은 그 포인트가 좀 강렬하게 다가왔는지 '슬이 손에서 블루치즈 냄새나'.. 2022. 4. 7.
낮잠은 왜 누워서 자지 않는 걸까? (feat. 등센서) 0012 육아휴직 중에 최대한 육아에 참여하려고 낮동안 아내를 쉬게 하고 슬이를 보려고 애썼다. 먹고 자고 싸는 것만으로도 박수 받는 존재가 낮에 자는 것을 상당히 어려워했다. 잠이 몰아치는 기분에 싫증도 내고 짜증도 내면서 잠은 자려고 하지 않았다. 잠을 자보라며 바닥에 뉘여놓는 것도 싫고 역류 방지 쿠션 위에서 누워 잠드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낮부터 스와들업 입히기는 너무 답답해 보여서 내가 싫었다. 안아서 둥가둥가 해주다보면 잠 들듯 안드는 묘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았다. 잠이 오면 폭~ 기대서 자면 되는데 힘도 별로 없는 녀석이 낑낑대며 기대려고 들지는 않았다. 신뢰의 문제인지 편안함의 문제인지 고민은 됐지만 어떻게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아기를 재워서 눕히려고 들면 아기 몸에 있는 수평.. 2022. 3. 31.
아기 침독 주의, 주먹고기는 귀여워 0011 40일 정도가 됐을 때 엄마(나의 엄마)가 이제 손싸개는 벗겨도 된다는 말에 슬이의 손싸개를 벗겨주었다. 손싸개를 벗고 나니 포장을 벗긴 음식처럼 자연스레 입에 손을 가져갔다. 아기들이 손을 빠는 것이 본능인 것인지 그냥 심심해서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아기를 보고 있으면 주먹고기를 할 때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손도 작고 입도 작은데 주먹을 물고 빨고 핥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흐뭇해진다. 게다가 아직은 몸을 쓰는 것이 서툴러서 인지 입 앞에서 손을 휘저으며 얼굴도 한번씩 닦고 하는 모습에 또 한번 흐뭇해진다. 허둥대며 용쓰는 모습마저 귀엽다니...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지 얼굴에 태열같은 것이 올라왔다. 태열인가? 침독인가? 잘 모르는 피부병인가? 주변에 먼저 선배가 된 친구들에게 .. 2022. 3. 23.
육아에도 적용되는 질량보존의 법칙 0010 엄마가 어떻게 찌운 살인데... 하는 아내의 소회와 실망감 섞인 목소리에서 걱정이 느껴졌다. 나는 그 무게를 온전히 너에게 전달한 것일까? 2개월이 좀 지난 시점 아빠가 빠진 무게만큼 아기의 몸무게가 늘었다.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게 새롭고 낯설을 슬이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지내는데 아빠는 육아가 처음이라는 이유로 꺼칠해졌다. 새벽에 일어나서 수유 한 번 하고 낮동안 놀아주고 같이 멍때리고 기저귀 갈아주고 이렇게 저렇게 아이랑 시간을 보내다보면 밥 먹을 생각을 못하게 되고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그러는 중 아내가 주는 커피는 가뭄에 단비 같았다. 커피만 마셔도 충분했다. 아기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울기라도 하면 멘탈이 요동을 쳤다. 더불어 다른 곳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있어서 그런지 딱.. 2022. 3. 15.
아빠의 육아휴직은 끝 0009 절대로 길지 않은 육아휴직을 끝내려다 보니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뭔가 남겨줄 만한 것이 있을까? 매 순간순간 울고 웃으며 육아했던 나와 아내 그리고 그 속에서 생존해야했던 우리 아기. 낙서를 일삼는 사람이 뭘 해줄까 싶어 낙서를 해주기로 했다. 남들 말하는 육아일기 같은 것 말이다.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아이가 태어나고 산부인과에서 3일, 조리원에서 2주, 네 외갓집에서 2주, 산후조리 도우미 이모님과 2주 그리고 나, 아빠의 차례가 왔다. 더 길게 육아 휴직을 해보고 싶었지만 나는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기에 회사 방침에 따라 한달의 시간만 가질 수 있었다. 새벽 마다 엄마와 교대로 잠에서 일어나 새벽 수유 등 아기를 돌봤고, 여러가지 검사와 회복을 위해 병원을 .. 2022. 3. 7.
백일의 기적을 가져오는 아기, 통잠인가? 0008 때는 육아휴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이때라도 최대한 아기를 잘 보려고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아빠는 외로운 존재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기를 키우는 게 쉽지 않음을 느끼게 되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우리부부는 서로 번갈아가며 아기를 보고 쉬고를 반복했다. 낮잠을 재우는 것은 고난의 연속이라도 나도 깨어있는 시간이니 참을만 했다. 문제는 밤잠이었는데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백일이 기적이 언제쯤 일어날까? 혹시 더 일찍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도 수면의 질이 곧 삶의 질이기 때문이다. 잘 자야 낮동안 더 생산적이고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고 일단 피곤하지 않으면 짜증이 적다. 40일을 넘을 시점부터 아기 수면교육을 해보려고 공부를 했다. 공부라고 해.. 2022.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