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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슬이야기

우리 아기 백일을 축하해, 계속 건강하자

by 중근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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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마침내 백일이 되었다.

친구들 다 하는 백일상 우리도 한번 차려보자며 인터넷으로 셀프 백일상을 알아봤다.

백일상을 좀 골라보고 그에 어울릴만한 아기용 한복까지 같이 봤다. 여러 개의 백일상과 여러 벌의 선택지는 나를 선택장애로 이끌었고 무엇을 선택해도 아쉬움이 좀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소거 하는 방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제거 하고 나니 그나마 맘에드는 스타일 몇개가 남았고 한복을 고르려고 보니 색깔을 선택해야하는 큰 문제가 남았다. 나는 태생이 색깔 고자 (색을 잘 못씀)이기 때문에 조악한 실력이지만 포토샵으로 슬이 얼굴을 슬쩍 합성해서 나름 열심히 고민하고 골라보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한복과 아내가 원했던 한복을 입은 가상 공간에서 펼쳐지는 슬이의 패션쇼를 두어번 정도 보고 나서야 한복까지 골랐다. 개인적으로는 쨍한 느낌의 한복이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패했을 때는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하기에 무난하면서 예쁜 것으로 고르기로 했다. 

이 과정도 나름 재밌고 추억이 되겠군 싶었는데 아내가 이것도 만화로 그려보라고 했다.(...찌찌뽕)

 

백일 전날 밤에 백일상과 한복이 택배로 왔었고 당일에 우리는 아침부터 공간을 비우고 상을 차리고 소품들을 이리 놓고 저리 놓고 떡도 놓아보고 의자자리는 어떻게할지 슬이를 미리 앉혀보기도 하고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다. 행사 준비가 완료되고 오늘의 주인공인 슬이를 자리에 앉혀놓고 보니 뭔가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우리 곁으로 와준 아이가 벌써 100일 되었다니 감격스럽기도 하고 기특하기까지 했다.라는 감정도 잠시 스치듯 '슬아~ 여기보자 여기~' 하며 사진을 찍기 바빴는데 슬이는 카메라에 별 관심이 없는지 잘 쳐다보진 않았다. 그래도 뭐라도 한장 건지겠다는 심정으로 찰칵찰칵 찍다보니, 귀여운 모습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슬이는 카메라 빨이 안받는게 엄마 아빠를 확실히 닮은 것 같다. 연예인 같은 직업을 가질 수 없으려나...

슬이를 아껴주는 이모까지 와서 슬이의 백일을 축하해주었다. 이모가 와준 덕에 우리 세식구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차곡차곡 역사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슬이는 머리 숱이 많고 볼이 빵빵해서 그런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면 뭔가 결혼식장에 오신 큰어머님 포스 같은 것이 느껴졌다. 친구에게서 받은 드레스를 입히고 나서는 이 녀석이 물건너 온 스타일이 잘 어울이나 싶었다. 아빠가 또 심쿵하게 만드는구나... 잘 어울려서 계속 카메라를 들이 밀었더니 슬이도 이제는 피곤하고 귀찮은지 찡찡거리기 시작했다.

지칠만하지... 이제 그만 정리하고 슬이도 밥먹자.

 

그렇게 소소하게 백일을 보내고 남은 것은 치우고 정리하고 택배 포장하는 것까지 셀프서비스

 

무심하고 덤덤한 남편을 대신해서 이런 이벤트를 잘 챙기는 아내가 있어서 나와 슬이는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D+100 : 백일

 

엄마도 고생많았어요. 잘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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