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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슬이야기

조리원으로 간 날 (첫 비)

by 중근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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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지낼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날은 비가 내렸다. 태어난 지 3일 만에 첫 비를 마주한 아기, 그게 걱정되는 부모. 코시국이라 외출마저 제한된 산부인과에서 이틀을 보내고 조리원으로 이동해야 했다. 처음에 예약했던 조리원은 갑작스레 몰려온 산모들로 인해 며칠을 대기했다가 오라고 해서 다른 조리원으로 옮겼다. 조리원에서는 보호자 첫끼를 주지 않는데서 입실 전에 부리나케 햄버거를 사 왔다. 햄버거는 나의 애착 음식 같은 것이니까 불만은 전혀 없다. 오히려 좋다. 조리원으로 넘어와서 며칠 만에 씻는 것도 좋았고 좀 쾌적하게 쉰다는 생각에 이곳은 아빠에게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좀 심심한 거 빼면... 아기는 면회 시간에 방으로 왔고 그 이외에는 유리 창 너머로만 볼 수 있었다. 첫 면회 와서 속싸개 싸는 것부터 안아주는 법 등을 배웠는데 너무 작아서 감히 손대기 어려웠다. 기저귀 가는 방법도 이때 배웠는데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어디서 생겼는지 당연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면회 중 똥을 싸버린 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도움을 요청했고,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시며 뒤처리 하는 방법을 슬쩍 보고는 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생각과 실전은 차이가 큰 법이라. 막상 똥을 싼 아기를 다시 볼 때는 안절부절못하며 손을 못 대는 나를 대신해 아내가 처리해주었다. 그때 어깨 너머로 또 익혔다.

 

 

D+3 : 조리원 감. (첫비)

 

다음엔 잘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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