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
엄마가 어떻게 찌운 살인데... 하는 아내의 소회와 실망감 섞인 목소리에서 걱정이 느껴졌다. 나는 그 무게를 온전히 너에게 전달한 것일까? 2개월이 좀 지난 시점 아빠가 빠진 무게만큼 아기의 몸무게가 늘었다. 세상에 태어나 모든 게 새롭고 낯설을 슬이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지내는데 아빠는 육아가 처음이라는 이유로 꺼칠해졌다. 새벽에 일어나서 수유 한 번 하고 낮동안 놀아주고 같이 멍때리고 기저귀 갈아주고 이렇게 저렇게 아이랑 시간을 보내다보면 밥 먹을 생각을 못하게 되고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그러는 중 아내가 주는 커피는 가뭄에 단비 같았다. 커피만 마셔도 충분했다. 아기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울기라도 하면 멘탈이 요동을 쳤다. 더불어 다른 곳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있어서 그런지 딱히 밥맛은 없고 식사량도 딱 죽지 않을 만큼만 하게 됐다. 그것이 체중감량에 도움(?)을 주었다. 장모님도 아내도 주변에서 나를 봤던 사람들은 살빠진 거 아니냐는 말을 참 많이 했다. 실제로 그 눈들은 정확했고 살이 빠지면 얼굴부터 빠지는 나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엄청 힘든 사람인 듯, 힘든 티를 내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덜 힘들었는데... 그렇게 육아도 질량보존의 법칙이 적용이 되는 순간이 한동안 지속 됐다. 더 살이 빠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출근하고 간식도 먹고 야식도 먹고 하니까. 다이어트를 하지 않았는데도 요요현상이 와버렸다. 살은 또 찌겠지 했던 것은 생각보다 일찍 내 뱃살로 붙어버렸다.
D+71 : 질량보존의 법칙
그래도 아빠는 그때도 좋았어.
'만화 > 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낮잠은 왜 누워서 자지 않는 걸까? (feat. 등센서) (2) | 2022.03.31 |
---|---|
아기 침독 주의, 주먹고기는 귀여워 (0) | 2022.03.23 |
아빠의 육아휴직은 끝 (0) | 2022.03.07 |
백일의 기적을 가져오는 아기, 통잠인가? (2) | 2022.02.23 |
딸랑이는 이것을 잘 하는 사람이기도 해 (0) | 2022.02.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