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1
40일 정도가 됐을 때 엄마(나의 엄마)가 이제 손싸개는 벗겨도 된다는 말에 슬이의 손싸개를 벗겨주었다. 손싸개를 벗고 나니 포장을 벗긴 음식처럼 자연스레 입에 손을 가져갔다. 아기들이 손을 빠는 것이 본능인 것인지 그냥 심심해서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아기를 보고 있으면 주먹고기를 할 때의 모습이 너무 귀엽다. 손도 작고 입도 작은데 주먹을 물고 빨고 핥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흐뭇해진다. 게다가 아직은 몸을 쓰는 것이 서툴러서 인지 입 앞에서 손을 휘저으며 얼굴도 한번씩 닦고 하는 모습에 또 한번 흐뭇해진다. 허둥대며 용쓰는 모습마저 귀엽다니...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지 얼굴에 태열같은 것이 올라왔다. 태열인가? 침독인가? 잘 모르는 피부병인가? 주변에 먼저 선배가 된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이런 저런 정보를 얻어 듣고 수딩젤도 발라주고 덮지 않게 시원하게도 해주고 이렇게 저렇게 해줬는데 결론적으로는 시원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잘 때는 모로반사로 아기가 깜짝깜짝 놀라 울며 깨는 것 때문에 스와들업을 입히고 재웠다. 이게 더워서 였던 것일까? 아니면 스와들업 손 부분을 축축하게 빨며 자다가 얼굴도 만져서 일까 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낮 동안에는 시원한 옷을 입혀주고 씻겨주는 걸 잘 했더니 며칠 지나 좋아져서 한 걱정 덜었다. 이렇게 초보 아빠는 오늘도 뭐 하나씩 배운다.
D+57 : 침독
인스타 지인이 추천한 제품 : 피지오겔 레드수딩ai 크림 (태열이 잦아들어 사용하진 않았다)
'만화 > 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가 손싸개를 벗으면 블루치즈가 만들어진다. (0) | 2022.04.07 |
---|---|
낮잠은 왜 누워서 자지 않는 걸까? (feat. 등센서) (2) | 2022.03.31 |
육아에도 적용되는 질량보존의 법칙 (0) | 2022.03.15 |
아빠의 육아휴직은 끝 (0) | 2022.03.07 |
백일의 기적을 가져오는 아기, 통잠인가? (2) | 2022.02.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