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이야기4 매운맛 마늘 쪽쪽이 0005 쪽쪽이를 사용할지 말지 때문에도 아내와 미묘한 갈등이 있었다. 아내는 아기가 쪽쪽이에 많이 의지하게 될까봐 좀 더 늦게 사용하고 싶어했다. 반대로 나는 우리가 주지 못하는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좀 써보면 안될까? 였다. 아기를 재우려고 눕혀놓으면 낑낑거리며 불편해 하는 것을 잘 달래지 못했던 그 시절 결국 우리 부부는 쪽쪽이를 써보기로 했다. 빨려는 욕구가 있어서인지 쪽쪽이를 빨고 있으면 칭얼거림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쪽쪽이(공갈 젖꼭지)를 며칠 쓰다보니 씻어놓고 살균건조하고 또 사용하고 2~3개를 가지고 번갈아가며 아기에게 물렸었다. 별도의 보관 케이스도 없었기에 살균기 안에 없으면 서로 물어보고 찾아야했다. 그렇게 쪽쪽이를 며칠 물리던 사건의 날(?),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아빠를.. 2022. 2. 14. 아기가 모빌을 봐야할 때 0004 슬이가 태어난지 한달 정도가 되었을 때, 무척 더운 여름날이었다. 슬이를 봐주시던 도우미 이모님께서 아기가 '보는' 것 같다며 집에 모빌이 있냐고 물었으나 아직까진 볼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집에 모빌은 없었다. 이모님께선 모빌이 없으면 어떻게 하냐며, '슬이가 이렇게 잘 보는데' 빨리 구해오라고 다그치셨(?)기 때문에 아내는 바로 당근으로 동네를 뒤졌고 마침 동네에 모빌을 매물로 내놓은 사람이 있었다. 내가 없었기 때문에 아내가 더위를 뚫고 모빌을 들쳐메고 당근해왔다고 전해진다. 생후 3개월 정도 되어야 본다고는 하는데 진짜 보는 것인지 보호자들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보는 것 같기에 고생해서 모빌을 가져온 보호자는 뭔가 뿌듯하다(물론 아내덕에). 여름날 당근해온다고 고생한 엄마, 수고 많.. 2022. 2. 13. 아기 손톱은 생각보다 날카롭다. 0004 사고는 정말 순식간에 예기치 못하게 일어난다. 잠깐 분유를 타는 사이 어떻게 얼굴이 긁혔는지 깊어 보이는 상처에 속상하면서도 아기가 안타까우면서도 보호자 스스로에겐 화가 났다. 아기한테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이구나를 이렇게 배우게 되었다. 아기 손톱을 잘라줘야 하는데 하는데 했던 게 이렇게 크게 돌아올 줄 몰랐다. 그렇게 길지 않다고 생각했고 속싸개에 잘 싸여져 있고 아기는 항상 주먹을 쥐고 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한 것은 안 괜찮은 것이었다. 자기 손톱에 긁힌 건 흉이 안생긴다는 어른들 말씀, 우리 애는 또 긁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 상처를 몇번 더 보고 나면 익숙해지겠지만 정말 죄책감 드는 순간이었다. 이 이후 한동안은 상처 한번 보고 손톱 한번 보고 손 잘 싸여져있나 한번 더 보고 역시 .. 2022. 2. 10. 아기와 조우한 날 (도담이의 탄생, 출산) 0001 새벽에 어설피 잠에서 깨어 거실 바닥에 누워 깜빡 잠이 들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아내가 나를 불러왔다. "자기야 양수가 터졌어요." !!! 그 어떤 알람보다도 선명하게 나를 깨웠다. 예정일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시점이었지만 병원에서는 바로 오라고 했다. 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아내의 지휘 아래 허겁지겁 챙겨서 나갔다. 차는 이중 삼중 주차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택시를 불러 산부인과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격리되어서 처음으로 간이? PCR 검사도 했다. 결과가 나오는 사이 본가와 처가댁에 상황을 알리고 음성 확인 후 아내에게 갔다. 기나긴 진통은 그때부터 시작이었고 무슨 날이었는지 몰라도 병원에는 산모들이 엄청 많아서 아내가 잘 케어 받지 못하는 상황에 안절부절못했다. 간호사.. 2022. 2. 9. 이전 1 다음